“Finding an identity” by David Crystal



Summary


     사람들은 지금까지 축적한 지식 말이나 글로 지금까지 사용한 언어들이 인터넷에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는 것에 당혹해 하고 있다. 언어학은 규범적(prescriptive) 접근과 기술적(descriptive: 언어에 대해 정해진 규칙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 현황을 보여주는) 접근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규범적(prescriptive)접근은 다른 것보다 우위에 있는 일정한 규칙에 맞춘 언어가 있으며, 다른 언어들은 이를 따라야 한다고 한다. 인터넷 사용 상황을 보면, 그곳에 많은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에서 언어사용과 관련된 가이드라인, 법칙과 규제가 있다. 해커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공유하는 특별한 언어(slang)을 사용하며, 이것을 모르거나 잘못 사용하는 사람들을 아웃사이더로 본다. 해커들은 자신들이 인터넷 문화를 이끌어가는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해커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며 이것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터넷 초보자들의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돕기 위해서 가이드라인이나 사전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많은 사이트들이 사용하기 전에 읽어달라는 조언을 제공한다. 예를들어, 이메일 보낼때 에티켓과 같이 자세한 행동메뉴얼 같은 것이 인터넷에서는 흔하다. Netspeak의 이상적인 가이드라인은 실증적인 관찰을 통한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이며, 인터넷에서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것들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인(descriptive) 언어 서베이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여러 제한사항이 있다. Wired Style에서 소개한  인터넷 언어사용10가지 원칙은, 1) 미디어에 따라(Medium matters), 2) 음을 가지고 장난쳐보기(Play with voice), 3) 하위문화의 과시(Flaunt your subcultural literacy), 4) 기술적인 것을 초월(Transcend the technical), 5) 구어 사용(Capture the colloquial), 6) 미래 예측(Anticipate the future), 7) 불경해지기(Be irreverent), 8) 새로운 뉴미디어에 대한 용기 (Brave the new world of new media), 9) 글로벌 정신(Go global), 10) , 대쉬 슬래쉬 활용하기(Play with dots and dashes and slashes) 이다. 인터넷에서 언어 사용의 특징은 Netspeak에 잘 나타나있다. 채팅할 때 말을 축약하거나, 단어를 모두 대문자로 표기하여 강조하거나, 일부러 단어 스펠링을 다른 기호나 알파벳을 바꿔서 표현하거나,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현상등이 있다. 인터넷 상에 나타나는 이러한 새로운 언어 사용은 이것이 새로운 언어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Comments

 

     초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다른 사람들이 못알아듣는 이상한 말을 하는걸 좋아했고, 대학에 와서도 표준어의 규칙을 바꿔서 친한 친구와 그런 말놀이를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한글 표준어 붕괴(?)에 대해 죄를 묻는다면 나는 유죄일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지인들과 특별한 언어의 사용이 친밀감을 높여주고 일상생활에 소소한 재미를 주었다고 항변해 볼 것이다. 그랬던 내가 요즘 초등학생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것 천지이다. 답답할 때도 있지만, 뜻을 알고보면 또 재미있어 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에 세대간 단절이라고 극단적인 표현을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것을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언어를 이렇게 유희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창의적 콘텐츠들(소설, 영화, 게임 등)를 즐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또한, 예전에는 구어와 문어를 말로 했느냐 글로 썼느냐로 구분했다면, 이제는 그러한 구분이 크게 의미가 없어졌다. 모바일 텍스트 메시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등에서의 대화는 글로 이루어지지만 구어의 특징(구두적)에 더 가깝다. 기존에는 사투리 등의 표준어가 아닌 말을 구어로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그것이 한글을 위협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글을 쓸 때에는 표준어를 중시했다. 인터넷이 생기고 신조어들이 더 풍부해 졌다는 것은 말과 글의 경계가 무너지고, 구어적인 특징들이 글에도 반영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물론 공식적이고 격식을 차려야할 위치에서는 구어든 문어든 지정한 규칙을 잘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말이다.

 

     저자인 David Crystal은 인터넷 언어에 대해 규범적(prescriptive)한 입장보다는 실제 사용현황을 중시하는 기술적(descriptive)인 입장을 더 취하면서도, 인터넷상 언어사용은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흥미로웠던 점은, 어떤 언어사용을 다른 것보다도 촉진하려고 하려는 스타일 가이드라인은 모두 규범적(prescriptive)인 것이며, 전통적인 규범주의가 말보다는 글에 그리고 비형식성(informality)보다 형식성(formality)를 강조했다면, 인터넷 메뉴얼은 그 반대였다는 것이다. , 기존 전통 언어를 무너뜨려고 하는 인터넷 언어 매뉴얼 자체도 전통적인 것보다는 신조어를 쓰기를 더 권장한다는 점에서(한가지가 다른 것들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규범주의적인 특성을 가진 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CrystalNetspeak을 좀더 강력하고 표현적인 미디어로 만들기 위해 인터넷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 다른 가능성을 거부하고 너무 규범적으로 가는 것을 경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의 입장에 동의한다. 새로운 말이 등장하면서 경계해야 할 것은 새로운 말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다른 것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이런 태도는 집단을 폐쇄적으로 만들고 특정 언어가 이것을 잘 모르는 사람을 소외시키는 도구로 사용될 위험이 있다 

Posted by birdk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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